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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복지 실험기

서울시 안심소득제 실험기: 신청부터 탈락까지 전 과정

1. 안심소득제란? 서울시만의 실험적 복지 제도

서울시의 ‘안심소득제’는 단순한 복지제도가 아니다. 소득이 적을수록 지원금이 커지고, 소득이 늘어나면 지원이 줄어드는 탄력적 복지 모델로, 일종의 ‘기본소득 보완형’ 실험이다.

2022년부터 시범 운영된 이 제도는 서울시민 중 일정 소득 이하 계층을 대상으로, 매달 현금성 지원을 최소 3년간 제공한다. 기존의 조건부 생계급여와 달리 근로 의욕을 해치지 않는 유연한 구조가 특징이다.

“소득이 증가해도 지원이 곧바로 끊기지 않도록 설계한 것이 핵심입니다.”
– 서울시 복지정책과 관계자 인터뷰 중

하지만 제도의 실현 가능성과 실효성을 따지기 위해, 선정 기준은 매우 까다로웠고 탈락자가 속출했다. 나는 그중 한 명이었다.

서울시 안심소득제 실험기: 신청부터 탈락까지 전 과정


2. 신청 과정: 서류 준비부터 면접까지의 여정

2023년 11월, ‘안심소득 2차 참여자’ 모집 공고를 발견하고 바로 신청을 결심했다.
공고문에 따르면 기본 조건은 다음과 같았다.

항목                                    조건 및 기준
거주 조건 서울시 거주 1년 이상
소득 조건 기준 중위소득 85% 이하
자산 조건 부동산+금융재산 3억 원 이하
기타 조건 근로 가능 연령대, 가구원 수 2인 이하 우선
 

나는 프리랜서 1인 가구, 연소득 약 1,000만 원, 금융재산 약 600만 원으로 위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듯 보였다.

  • 1단계: 서울복지포털 신청서 접수
  • 2단계: 주민센터 방문하여 소득·자산 증빙서류 제출
  • 3단계: 서울연구원과의 면접 인터뷰 일정 통보
  • 4단계: 최종 결과 발표 (문자 및 홈페이지 공지)

인터뷰는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향후 소득 증가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생활비 지출 구조는 어떤가” 등 단순 수급 여부가 아니라 ‘경제적 자립 의지’까지 심층적으로 평가했다. 준비가 부족했던 나는 여기서 이미 절반은 탈락을 예감했다.


3. 탈락 사유 분석: '왜 나는 떨어졌나'

결과는 ‘탈락’. 문자 한 통으로 통보받았고, 구체적인 사유는 명시되지 않았다. 이후 서울시민 복지상담센터에 문의했고, 다음과 같은 피드백을 들을 수 있었다.

“소득 및 자산 기준은 충족하셨으나, 선정 기준은 예산 내 순위제로 진행됐습니다. 경제적 위기 정도, 자립 가능성 등을 종합 평가하여 높은 점수를 받은 분들이 우선 선정되었습니다.”

즉, 안심소득은 단순히 ‘조건 충족’만으로는 선정되지 않고, 상대적 우선순위 평가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당시 필자와 같은 1인 프리랜서 가구가 서울시에만 수천 명이 있었고, 주거불안이 심하거나 부양가족이 있는 경우 우선 순위가 높았다.

이처럼 복지제도이면서도 경쟁을 기반으로 한 ‘실험적 모델’의 한계가 뚜렷했다. 탈락자가 다수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4. 실패 이후의 전략과 제도 개선 제안

비록 탈락했지만, 이 과정을 통해 아래와 같은 전략과 교훈을 얻게 되었다.

  • 신청서 작성 시 정성적 기술을 강화해야 한다
    단순히 “소득이 적다”는 설명이 아닌, 생활환경·의료비 부담·주거비 비율 등 구체적인 서술이 유리했다.
  • 인터뷰 준비는 예상 질문 리스트를 사전에 구성해야 한다
    자립 가능성과 사회 참여 의지를 강조하는 방향이 좋았다.
    실제로 면접 당시 “향후 근로 계획이 없다”고 답한 지원자들은 대부분 탈락했다고 들었다.
  • 예산 범위에 따른 ‘경쟁형 복지’인 만큼, 떨어져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1차·2차·3차 모집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 재도전 시 가산점을 주는 사례도 있었다.
  • 탈락자 통지 시 ‘기준 초과’인지, ‘경쟁 낙점 실패’인지 명확히 표기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정책에 대한 신뢰 확보와 재도전 의지를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배려다.

결론: 안심소득은 ‘사회 실험’, 실패도 의미 있다

안심소득제는 아직 완성된 제도가 아니다. 서울시가 시도한 ‘선별적 기본소득’의 실험은 당장 내 삶에 직접적인 혜택을 주지 못했지만, 그 과정을 통해 복지의 미래와 나의 권리를 탐색한 의미 있는 여정이었다.

이 글이 신청을 고민하는 다른 서울시민들에게 전략적인 정보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