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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랩-실험과 분석으로 보는 시장 트렌드

자율주행차 시장 전망: 전기차와 함께 성장할까?

1. 자율주행차와 전기차의 동반 성장 가능성: 기술 융합 중심 분석

자율주행차(Autonomous Vehicle)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닌, 전기차(EV)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이 통합된 미래 모빌리티 기술의 핵심 축이다. 특히 최근 5년간 자율주행차는 전기차 플랫폼 위에서 기술적으로 통합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배터리 효율 관리,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차량 내 컴퓨팅 파워 확보 등에서 전기차 기반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뚜렷하다. 현대자동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위에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시켜 2024년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공개했다. 이는 단순한 운전자 보조(ADAS) 수준이 아니라, 레벨 4 자율주행을 구현한 완전 무인 택시 시스템으로, 국내 최초의 본격 상용화 사례다. 실제로 현대는 미국 모셔널(Motional)과 협업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로보택시 시범 운행을 시작했으며, 이를 곧 한국에 도입할 예정이다.

즉,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는 전기차 플랫폼과의 융합 없이는 실현되기 어렵다. EV는 단순한 친환경차를 넘어, 자율주행의 인프라로 작용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률과 자율주행 기술은 앞으로 동시에 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연관성을 갖는다.

자율주행차 시장 전망: 전기차와 함께 성장할까?


2. 주요 자율주행 기술 비교: 테슬라 vs 현대 vs 웨이모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은 크게 카메라 기반 vs 라이다 기반으로 나뉘며, 이 기술적 선택이 기업 전략을 좌우한다. 테슬라는 대표적으로 ‘비전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으며, 엘론 머스크는 라이다를 "목발(crutch)"이라 표현하며 카메라와 AI 연산력만으로 레벨 4까지 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테슬라는 FSD(Full Self Driving) 베타를 북미 시장에서 공개했고, 2025년에는 한국 등 아시아 시장 진출도 예고돼 있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라이다·레이다·카메라를 모두 조합한 다중 센서 융합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는 웨이모(구글 자회사)와 비슷한 방식이며, 안전성과 인프라 적응력을 중시한 전략이다. 특히 현대는 자체 개발한 HMG 스마트센서 플랫폼을 통해 주변 360도 센싱과 실시간 경로 판단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웨이모는 완전 무인 로보택시의 선도 기업으로, 이미 미국 애리조나·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상업 운행 중이다. 웨이모는 고정밀 지도(HD Map)와 GPS, 초고속 5G 통신을 조합해, 도심 환경에 특화된 자율주행을 구현했다.

이처럼 기업별 전략은 차별화되어 있지만, 공통점은 모두 클라우드 기반 원격 제어와 OTA(Over-The-Air) 업데이트 시스템을 핵심 인프라로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단순한 차량 내 기술이 아니라, 실시간 통신·지도·인공지능 판단이 결합된 복합 기술이라는 점에서 각 기업의 경쟁력은 점점 플랫폼 수준에서 판가름 나고 있다.


3. 한국 자율주행 도입률과 법규 변화: 현실과 한계

한국의 자율주행차 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근접했지만, 도입률과 상용화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2024년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자율주행차 등록 대수는 2,830대이며, 이 중 90% 이상이 시험용 차량이다. 실제 도로에서 무인 자율주행차가 상업 운행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러한 제한의 주요 원인은 법적 규제다. 현재 한국은 ‘레벨 3’까지 자율주행차 운행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며, 완전 무인 운행(레벨 4 이상)은 실증 특례 구역 내에서만 가능하다. 2023년 서울 상암, 세종시 등 일부 지역에 지정된 ‘자율주행 특화 도시’에서만 제한적 운행이 허용되고 있다.

하지만 변화의 조짐도 있다. 2025년부터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자율주행차법’ 전면 개정안이 시행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레벨 4 자율주행차의 일부 노선 상업 운행 허용, 운전면허 기준 완화, 보험 제도 개선 등이 도입된다. 특히 국토부는 자율주행차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한 AI 판단 로그 저장 및 분석 의무화 조항을 준비 중이다.

한국은 기술적 역량에 비해 법과 제도의 속도가 따라오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지만, 2026년까지 전국 8개 도시에서 자율주행 기반 대중교통 도입을 추진 중이며, 도입률이 급속도로 증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4. 자율주행차 시장의 향후 전망: 전기차를 넘어 플랫폼 전쟁으로

자율주행차의 미래는 단순히 차량의 발전이 아닌, 모빌리티 플랫폼 생태계의 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차량 소유가 아닌 ‘이동의 구독화’, 즉 MaaS(Mobility as a Service) 개념이 현실화되면, 자율주행차는 ‘제품’이 아닌 ‘서비스’로서의 가치를 갖게 된다. 이 변화의 핵심에는 전기차 인프라, 통신망, UX 설계, 데이터 분석력이 모두 결합돼 있다.

한국의 카카오모빌리티, T맵모빌리티 등도 자율주행 기반 택시 서비스 실증을 준비하고 있으며, 현대차는 로보라이드(로보택시) 상용화에 이어 자율주행 셔틀버스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 진보가 아니라, 교통의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산업 혁신의 흐름이다.

또한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는 1.2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며, 전기차 보급률이 50% 이상인 국가일수록 자율주행 도입 속도가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이 기술적으로뿐 아니라 산업적으로도 강력한 공진화(co-evolution) 관계임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