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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랩-실험과 분석으로 보는 시장 트렌드

연금저축 vs IRP: 어떤 노후 준비가 더 유리했을까? (세제혜택 및 실제 수익률 비교)

1. 연금저축과 IRP, 노후 준비의 양대 축

노후를 위한 금융 상품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두 가지는 연금저축과 IRP(개인형 퇴직연금)이다. 이 두 상품은 기본적으로 은퇴 이후를 위한 자산 마련을 목적으로 하며, 정부의 세제 혜택까지 제공된다는 점에서 중산층 이상뿐 아니라 2030세대까지 관심을 가지는 재테크 수단이다.
하지만 동일하게 ‘연금’이라는 명칭을 갖고 있음에도 구조, 운영 방식, 자산 편입 가능 범위, 세제혜택 구조 등은 상당히 다르다. 특히 실제 수익률과 세금 환급 효과, 중도 인출 시 패널티 등에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무작정 둘 중 하나를 고르기보다는 개인의 소득 구조,  투자 성향, 직장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2024년 말 기준, 금융감독원과 국민연금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연금저축 가입자는 약 652만 명, IRP 가입자는 406만 명으로, 연금저축이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최근 IRP의 증가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기업 퇴직연금제와의 연동과 더불어, 고소득자 중심의 세금 절감 니즈가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연금저축 vs IRP: 어떤 노후 준비가 더 유리했을까? (세제혜택 및 실제 수익률 비교)


2. 세제 혜택 비교: 어떤 방식이 더 환급을 많이 받을까?

두 상품 모두 연간 일정 한도 내에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그 구조는 다음과 같다.

  • 연금저축: 연간 400만 원 한도 내 세액공제 (총 급여 5500만원 이하 시 16.5%, 초과 시 13.2%)
  • IRP: 연금저축 400만 원 한도 외, 추가로 300만 원까지 세액공제 가능

즉, IRP에 연간 700만 원까지 불입할 경우 최대 약 115만 5천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단, 이는 연금저축과 IRP를 합산한 금액이며, 둘 중 하나에만 불입해도 되지만 복합적으로 활용할 경우 절세효과가 극대화된다.
실제로 국세청과 한국납세자연맹의 데이터를 분석하면, 총급여 6000만원의 직장인이 연금저축에만 400만원을 넣었을 때 약 52만 8천원의 세액공제를 받지만, 여기에 IRP까지 추가로 300만 원을 불입하면 총 79만 2천원으로 증가한다.
이처럼 IRP는 세액공제 한도를 더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고소득자나 자영업자, 프리랜서에게 더 유리한 구조를 제공한다. 단, 연말정산 환급이 아닌 ‘절세’ 효과이므로, 실제 세금을 납부하는 구조가 아닌 무소득자나 저소득자에게는 실질적인 혜택이 줄어든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3. 실제 수익률 비교: 보수적 운용 vs 공격적 투자

세제 혜택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실제 수익률이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의 금융감독원 연금저축/IRP 공시 데이터를 보면 다음과 같은 경향이 있다.

  • 연금저축 평균 수익률 (2020~2024): 약 3.1%
  • IRP 평균 수익률 (2020~2024): 약 2.6%
    하지만 이는 전체 운용 계좌 평균이며, 펀드형과 예금형 비중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극명하다.
    연금저축은 상대적으로 펀드 상품 구성 비중이 높고, IRP는 원리금 보장형 예금 비중이 높아 전체 수익률을 낮춘 측면이 있다. 특히 IRP는 퇴직금 이관 계좌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위험 회피 성향이 두드러지는 반면, 연금저축은 투자 목적의 자산으로 적극 운용하는 경향이 강하다.
    예를 들어 2022년~2023년 코스피 회복기에 연금저축에서 미국 S&P500 ETF 비중이 높은 가입자의 연간 수익률은 12%를 상회하기도 했다. 반면 같은 시기 IRP의 예금형 가입자는 2%대에 머물렀다.
    따라서 리스크를 감수하고 수익을 노린다면 연금저축이 유리하고, 안정성을 중시한다면 IRP가 적합하다는 판단이 성립된다.

4. 실전 활용 전략: 병행이 유리한 이유

많은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전략은 연금저축과 IRP를 병행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기적 세액공제 극대화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자산 구성과 리스크 분산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예를 들어, 연금저축에선 S&P500이나 글로벌 리츠 등 해외 자산을 편입하고, IRP는 안정적인 원리금 보장 상품 위주로 운영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되면 한쪽의 수익률이 낮더라도 전체 포트폴리오 리스크가 낮아진다.
또한 IRP는 퇴직금을 이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근로자일수록 유리하며, 연금저축은 전업 프리랜서나 자영업자에게 더 유동적으로 운영 가능하다는 점도 전략 선택에 중요한 요소다.
중도 인출 관련 패널티도 고려해야 한다. 두 상품 모두 중도 해지 시 16.5%의 기타소득세가 부과되므로, 비상금 용도로 활용하기엔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병행 운용 시에는 납입금 규모를 자신이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분산하고, 연금 수령 시점을 55세 이후로 계획하는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접근은 실제 금융 상담사들이 사용하는 방식이기도 하며, 수십 년 뒤를 바라보는 합리적 노후 준비 전략으로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