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Z세대가 선택하는 첫 투자, 그 이면엔 '공포'보다 '경험'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는 경제적으로 불확실한 시대에 태어났다. IMF도, 서브프라임도, 코로나도 그들에겐 뉴스 속 과거가 아니라 경제 시스템에 대한 지속적 불신으로 체화된 기억이다. 그 결과, Z세대는 투자를 시작할 때 수익보다 '잃지 않을 자신감'이나 '조작이 불가능한 구조'에 더 민감하다.
예를 들어, 서울에 거주하는 25세 직장인 박모 씨는 "주식은 아버지 세대가 했고 망한 이야기도 많이 들어서 거리감이 있어요. 반면 코인은 제 또래들이 다 같이 해보고 실패도 해봐서, 나 혼자 겁낼 필요는 없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이런 심리는 Z세대가 투자 대상을 고를 때 ‘정보 비대칭’보다 ‘경험 공유 가능성’을 더 크게 본다는 점을 시사한다.
즉, Z세대는 투자를 돈의 이동이 아닌 사회적 경험으로 인식한다. 실패하더라도 “다 같이 해봤다”는 정서적 연대가 손실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구조다. 이 점에서 코인과 리셀은 커뮤니티 기반의 접근성이 뛰어나며, 심리적 진입장벽이 낮은 ‘첫 투자처’로 자리를 잡고 있는 셈이다.
2. 주식은 여전히 '어른의 투자'? – 플랫폼 구조의 장벽
Z세대가 주식을 피한다고 해서, 그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오히려 그 이유를 들여다보면, 금융 플랫폼이 Z세대를 환영하지 않는 구조를 여전히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증권사 앱은 여전히 용어가 어렵고, 계좌 개설부터 거래까지 과정이 복잡하다. 이건 금융 문해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모바일 경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UX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투자 커뮤니티에서 진행한 ‘Z세대 주식 입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2%가 “주식 거래 앱이 불친절하다”고 답했다. MZ세대 대상 디지털 리서치 업체 디프로그(deeprog)의 분석에선 증권사 앱의 평균 이탈률이 1개월 내 38%에 달했다는 자료도 있다.
반면 코인 앱(예: 업비트)은 용어가 직관적이고 인터페이스가 깔끔하며, ‘이 사람도 샀다’는 소셜 피드 기능이 투자 심리를 자극한다. 실제로 2024년 기준 업비트 신규 가입자의 49%는 20대였다. Z세대는 단순히 더 위험해서 코인을 택한 게 아니라, 더 쉬워서, 그리고 더 연결되어 있어서 선택한 것이다.
3. 리셀은 투자일까, 소비일까 – Z세대의 ‘애착형 자산 축적’
Z세대에게 있어 리셀은 단지 재테크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 관심 있는 문화에 대한 소비의 연장선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투자 경험이다. 한정판 스니커즈나 피규어를 사서 보관하거나, 적절한 시점에 되팔거나, 실제로 사용 후 다시 파는 방식 모두 **Z세대 특유의 ‘감정이입형 자산 축적 방식’**으로 볼 수 있다.
2024년 무신사 리포트에 따르면, 리셀 경험이 있는 20대 사용자 중 71%가 “판매보다 소장 목적이 더 크다”고 응답했다. 이 말은 곧 리셀은 수익보다 만족감 중심의 ‘투자 대안’이라는 것이다. 10만 원짜리 스니커즈를 사서 15만 원에 팔 수 있다는 개념보다는, 그 물건을 가짐으로써 느끼는 정체성과 커뮤니티 소속감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 때문에 리셀은 플랫폼보다는 ‘브랜드’와 ‘트렌드 감각’이 수익률을 좌우하는 구조를 갖는다. 다시 말해, 금융 지식이 아닌 문화 감각이 수익률을 결정짓는 유일한 투자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 점이 다른 자산과의 차별화 지점이며, Z세대는 이를 ‘내가 아는 것에 투자한다’는 관점으로 해석한다.
4. 첫 투자를 고민 중이라면 – 세 가지 선택 기준 제안
만약 Z세대가 첫 투자를 앞두고 있다면, 단순히 “요즘 뭐가 뜨지?”를 따르기보다 아래 세 가지를 기준으로 삼아보는 것을 권한다. 이건 수익률이 아닌, 자기 자신과의 궁합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1. 나에게 쉬운 구조인가?
복잡하고 낯선 구조는 결국 ‘감정 피로’를 부른다. 내가 하루에 10분이라도 앱을 열어볼 마음이 드는가? 주식이나 리셀, 코인 중 어떤 것이든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마주칠 수 있는 구조가 첫 투자처로 적합하다.
2. 실패해도 나만 손해 보는 구조인가?
공유 가능한 경험인지 아닌지도 중요하다. 내가 손해를 봤을 때, 이를 통해 배운 점이나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있는가? 특히 Z세대는 경험 기반의 리스크 감수 전략을 잘 활용한다.
3. 돈 외에 얻는 게 있는가?
물건에 대한 애착, 경제 공부, 트렌드 감각 등 수익 외의 부가적 성장 가능성도 고려해보자. 리셀은 문화 감각을, 코인은 시장 구조를, 주식은 기업 분석력을 키울 수 있는 통로다.
첫 투자는 결국 ‘내가 누구인지’를 탐색하는 여정이다. 단순히 수익률이나 트렌드에 끌려가기보다는, 내가 어떤 경험을 원하고 어떤 구조에서 잘 버티는 사람인지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마무리: Z세대는 돈을 굴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투자한다
Z세대에게 투자란 단순히 수익을 목적으로 한 금융 행위가 아니다. 경험, 감정, 사회적 연결까지 포함한 '확장된 소비'에 가깝다. 그래서 주식, 코인, 리셀 중 어떤 것이든 선택은 정답일 수 있고, 동시에 나와 맞지 않다면 오답일 수 있다.
중요한 건 이들이 돈을 어디에 넣었는지가 아니라, 그 선택 과정을 얼마나 자기주도적으로 만들었는가다. 금융의 민주화는 이제 단순히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넘어,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투자 포맷을 설계하는 일로 진화하고 있다.
Z세대의 첫 투자 선택을 분석하면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하나다. “시장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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