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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직접 해보는 중고거래 도전기

당근마켓 거래 패턴 분석과 월 4만원 수익 달성법

1. 동네별 거래 패턴 분석: 낮보다는 저녁, 평일보다는 주말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서 2025년 4월 한 달간 직접 실험한 결과, 당근마켓 거래는 평일 저녁 8시 이후토요일 오전 10시~12시 사이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했다. 업로드 시간과 실거래 간격을 비교한 결과, 밤 10시 이전에 올린 게시물은 평균 6시간 내 거래 완료 확률이 높았다. 특히 아이 용품, 소형 가전, 20,000원 이하의 중고 가구가 거래 속도가 빠른 품목으로 나타났다. 반면 오전 9시 이전에 등록한 게시물은 평균 조회수가 40% 낮았으며, 거래 성사율도 30% 이하에 그쳤다.

이 같은 패턴은 지역마다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예를 들어 경기도 하남 미사에서는 직장인 퇴근 시간에 맞춘 저녁 7시~9시 업로드가 효과적이었고, 제주 제주시 아라동에서는 금요일 오전 11시경에 '금토 정리해요'와 같은 문구를 포함한 게시글이 주말 수요를 자극하며 거래량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단순한 판매가 아닌, ‘동네의 리듬’을 파악한 전략적 접근이 수익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당근마켓 거래 패턴 분석과 월 4만원 수익 달성법


2. 실험기록: 1개월간 4만 원 수익, 실패와 성공 사이의 기록

4월 한 달간 ‘불용품 처분’이라는 명분으로 시작한 실험에서, 총 17건의 판매 시도 중 9건이 거래 성사되었고, 누적 수익은 42,000원을 기록했다. 주력 판매 품목은 베란다에 방치된 전기포트(5,000원), 이사 후 남은 행거(7,000원), 출산 선물 중 중복된 유아용 가습기(10,000원), 스타벅스 기프티콘(2장 4,000원) 등이었다.

초기에는 ‘무조건 싸게 올리면 팔리겠지’라는 단순 논리를 따랐으나, 오히려 ‘너무 저렴해서 의심받는 품목’은 거래가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사례도 있었다. 예를 들어 상태가 양호한 전기토스터를 3,000원에 올렸을 땐 조회수는 많았지만 “고장 난 거 아니냐”는 메시지만 8건이 쌓였고, 결국 가격을 6,000원으로 상향하자 오히려 빠르게 거래가 이루어졌다.

이후 전략을 수정해 ‘신뢰를 먼저 파는 구성’을 도입했다. 게시물에는 직접 촬영한 실물 사진 외에도, “3개월 전 구매 후 5회 사용, 실사용 감안 가격” 등의 정확한 정보 기재, “연락 빠른 분께 드려요” 같은 선착순 강조 문구를 삽입하여 거래 효율을 높였다.


3. 가격 전략과 심리적 마케팅: 5,000원 단위 가격대의 심리전

당근마켓 이용자 대부분은 ‘지금 당장 필요한데 새로 사기엔 아까운 것’을 저렴하게 구하려는 소비자다. 따라서 가격 책정은 심리전의 영역이다. 필자는 동일한 상태의 셀프선반을 9,000원과 10,000원, 12,000원으로 나누어 업로드하는 A/B 테스트를 진행했다.

결과는 의외였다. 10,000원짜리는 조회수도 적고 찜도 거의 없었으나, 9,000원과 12,000원에는 메시지가 꾸준히 도착했다. 이는 사용자가 가격 필터를 걸 때 10,000원을 넘기지 않거나, 12,000원을 보고 상대적으로 “좋은 물건”이라고 인식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무료 나눔’ 전략은 생각보다 수익으로 연결되기 어려웠다. 오히려 저가 판매(예: 1,000~3,000원)의 형태로 구성할 경우 거래 후 “혹시 이거도 같이 파시나요?”라는 문의로 추가 판매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초보 판매자에게 유용한 전략으로, 단가가 낮아도 연결 판매를 유도할 수 있는 ‘미끼 제품’의 역할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4. 초보자부터 고수까지: 맞춤형 수익 전략과 지역 기반 확장법

초보자는 일단 ‘사용감 있지만 기능 이상 없는 제품’ 중 5,000~10,000원 사이의 가격대를 중심으로 실험을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당장 처분할 물건이 없다면, ‘방 청소 후 안 쓰는 소품 리스트업’부터 시작해보자. 필자는 1만원짜리 아기띠를 3건이나 판매하며, “유아제품은 수요가 꾸준하다”는 지역 내 특성을 발견했다.

중급자는 수요 예측형 업로드 전략으로 수익을 늘릴 수 있다. 예컨대 장마철 시작 전에 제습기, 여름 시작 전 선풍기, 겨울 시작 전 전기매트를 미리 업로드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판매 속도는 빨라지고, 단가도 높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작년 겨울철 전기장판은 1만 원 올린 가격에도 빠르게 팔렸다.

고수는 지역 기반 확장을 시도할 수 있다. 예컨대 천호동에서 미사까지 도보 15분 거리인 점을 활용해 ‘미사역 근처 거래 가능’ 문구를 추가하니 문의량이 1.5배 증가했다. 직거래 장소를 유동적으로 제시하거나, 여러 커뮤니티(예: 지역 맘카페)에 글을 공유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다.


마무리하며
당근마켓은 단순한 중고거래 앱이 아니라, ‘동네 경제’를 직접 실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살아있는 장터다. ‘월 4만원’이라는 작지만 현실적인 목표는, 단순한 물건 판매를 넘어 거래 타이밍, 가격 심리, 지역 특성, 메시지 응대 전략까지 통합적으로 실험할 수 있는 학습의 장이었다.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반복 가능한 전략이 있고, 실패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정답도 있다. 결국 중요한 건 물건이 아니라, 사람과 타이밍을 읽는 힘이다.